후회 千字文

  후회는 왜 하는 것일까. 이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은 철학자는 없다. 아마 그 이유가 너무나 개별적이어서 짧고 피상적인 언어로 차마 정의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후회는 지나간 일에 대해 이루어진다. "조금만 더 잘할걸", "왜 그렇게 했을까" 인간의 기술이 아직은 부족하여 시간을 되돌리지 못한다. 따라서 후회는 불가능함에 대한 인간의 극복의지이자 욕심이다. 아무리 후회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한 심성은 가슴속에 남아있는 작은 아쉬움마저 후회스러움으로 바꿔버린다.

  후회를 하는 사람은 많아도 왜 항상 후회를 하는지 생각해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후회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위로를 건네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후회에는 목적이 없어 도움을 줄 수도 없다. 후회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기 전까지 후회는 계속된다. 자기 안에 남아있는 감정들. 지나간 시간 속에 미처 묻지 못한 자잘한 감정들을 떨쳐내는 과정이 후회다. 목적을 잃은 부스러기들이 떨어져나가는 마음은 아프다. 그래서 후회는 언제나 고통스럷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고통의 원인조차 찾으려하지 않는다. 부서진 마음이 아파서 울고 화내고 별짓을 다한다. 그러면서 고통에 익숙해져 간다. 후회의 고통은 남은 마음을 점점 잠식한다.

  후회는 지나간 일에 대해 남아있는 마음이다. 이미 지난 일임에도 마음을 온전히 비우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한 일에 후회가 더 남는다. 마음을 많이 떼어준 일일수록 후회는 고통스럽다. 후회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내가 정말 열심히 했었구나'라고 생각하자. 고통스러운 후회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벌레가 아닌 노력의 증거물이다. 열심히 한 사람만이 후회한다. 정말 열심히 한 사람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도 후회한다. 후회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후회의 허상에 속지말자.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치열하게 산다면 후회는 피할 수 없다. 치열하게 맞서 싸울수록 후회의 상처는 깊다. 후회스럽다고 자책말자.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고싶다면 후회의 크기를 보라. 후회를 빨리 털어버리려 애쓸 필요도 없다. 후회는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마음 한켠에 계속 남아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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